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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2010년 3월25일 “진짜 위기” 강조하며 경영 복귀했던 이건희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14년 5월 서울 이태원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것은 2010년 3월 경영에 복귀한 지 4년 만이었습니다.

10년 전 오늘 경향신문은 1면에 ‘이건희 경영 복귀’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 직함으로 경영 일선에 전격 복귀했다. 재계는 일제히 환영한 반면 경제·시민단체들은 ‘구시대 경영체제 회귀의 신호탄’이라고 비판했다.”

2013년 10월28일 당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신경영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기자
이 회장의 복귀는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의 비자금 폭로에 따른 특검 수사로 2008년 4월22일 퇴진을 선언한 이후 23개월 만이었습니다. 당시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인 이인용 부사장은 “삼성 사장단협의회가 2월17일과 24일 이 회장의 경영 복귀 문제를 논의한 끝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글로벌 사업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의 경륜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복귀 건의문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회장은 한 달여간 고심한 끝에 어제 수락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부사장은 또 “2월 중순부터 도요타 (리콜) 사태를 지켜보며 사장단이 느낀 위기감이 상당했다”면서 “경영의 스피드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점이 복귀를 요청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공식 트위터를 통해 복귀 소감을 전했습니다.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 회장은 2009년 말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경영 복귀의 발판을 마련했던 이 회장은 당시 수차례 복귀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이 회장은 2010년 2월 부친인 이병철 선대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장에서 “경영 복귀에 대해 아직 생각 중”이라면서 “회사가 약해지면 (복귀)할 것이며 참여한다는 게 아니고 도와줘야죠”라고 말했습니다.

재계는 이 회장 복귀에 대해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이 회장의 복귀는 ‘지난날의 허물은 모두 떠안고 가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것”이라며 “이건희 일가의 기업 지배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영체제로의 복귀는 글로벌 삼성의 ‘기회’가 아닌 ‘위기’가 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이 4년 만에 쓰러지고 난 뒤에도 삼성엔 예전처럼 불미스러운 일들이 잇달았습니다.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줬다는 혐의를 기소돼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 부회장의 ‘양형 줄이기를 위한 조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아울러 노조 파괴, 임·직원들의 시민단체 후원내역 무단 열람 등이 삼성에서 벌어졌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삼성은 ‘뒤늦은 사과’를 했지만 이 사과 역시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양형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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