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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5일 사실상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하면서 중동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핵합의는 이란이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6개국과 체결한 협상으로, 이란이 핵개발을 동결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이란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한 데 대해 이란이 맞불 카드로 핵합의 탈퇴를 꺼내든 것이다. 이로써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탈퇴해 위기를 맞은 핵합의가 4년 반 만에 좌초될 운명에 처했다.

이란이 핵개발에 나서면 이란과 대치하는 이스라엘이 핵무장을 공식화하고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핵무장을 서두르는 '핵 도미노'가 벌어질 공산이 크다. 교착 상태인 미·북 비핵화 협상 등 한반도에도 파장이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이란이 준전시인 상황에서 북핵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면 북한이 미국 관심을 돌리기 위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 이후 첫 행보로 경제 현장을 방문해 대외적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5일 "그(김정은)가 내게 한 약속을 깰 것으로 보지 않지만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말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신년사에서 "무력 과시와 위협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도 북한의 도발 위협에 강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작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경고한 것처럼, 혹시라도 '새 전략무기 공개'와 '충격적 실제 행동'에 나선다면 미국의 군사적 보복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북한은 이란의 핵개발을 핑계 삼아 제재 해제와 핵 포기를 교환하는 비핵화 협상에서 이탈하는 우를 결코 범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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